아웃도어/백패킹-후기

폭설 그래서 정선 백패킹 (2018-03-09~10)

야생화정보마당 2021. 8. 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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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두 분과 함께 강원도 폭설 소식을 접하고,

이 겨울 마지막이 될 거 같은 눈 찾아 가는 백패킹을 함께 떠납니다.

 

떠나기 전 어디로 갈지 정하는 역할은 제가 맡아서,

정보력(기상청 접속하여 강원도 쪽 날씨 예보 풀스캔, 네이버 후기 검색)을 총 동원해서 정선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내린 분석 결론 - 적설량 많은 순 예상은 1위 태백, 2위 정선, 3위 평창이었습니다.

그 중 태백은 국립공원이 있어 마땅히 갈 곳이 없고, 업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산방기간이라 목적지를 선택하는 데 제약이 좀 있었구요. 정선으로 당첨!!!

 

그렇게 점심무렵 모인 뒤 해장국 한그릇씩 하기로 합니다.



 

메뉴는 참 단촐하네요. 여기서 해장국은 선지해장국이고 선지가 따로 그릇에 담겨 나오는 시스템이며, 선지 더 달라면 더 주시네요.

 

두둥~ 따로 나온 선지구요.

 

기본 해장국 베이스입니다. 여기에 각자 먹을만큼 선지를 덜어 먹어 줍니다.

 

반찬은 세가지

 

맛나고 배불리 선지해장국을 먹고, 정선 남면 하나로마트에 도착합니다.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 데, 제가 아이디어를 냈지만, 하나로마트에서 현지 조달을 하자는 의견이 통했구요.

 

막걸리가 빠질 순 없죠!!

 

추가로 근처 식당에서 김치찌게도 2인분 포장합니다.



 

메뉴에 김치찌게가 안보이네요.

 

배낭 무게는 3명중에 2명은 20Kg, 1명은 15Kg 입니다. 제 배낭은 쉘터용 텐트와 막걸리, 먹거리를 넣어 20Kg 맞췄네요.

 

출발합니다! 차량 이동간에 눈이 별로 안보여서 걱정했는 데, 그건 그냥 기우였습니다. 

 

이미 다녀간 흔적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도 오른 흔적이 없는 구간. 즉! 러셀의 시작이었습니다. 4Km 정도를 러셀로 치고 올라야 하는 데 걱정이네요. ㅠㅠ



 

의자가 메롱~~

 

대략 17cm의 적설량이라고 합니다.


점점 어둠이 밀려 오고

 

눈각다귀 - 요녀석이 몇몇 보이네요.





 

그렇게 반 정도 올라 왔는 데, 해는 지고, 별 수 없이 야등 모드...

올라갈수록 경사도 심해지고, 야등에, 러셀에, 길도 간간히 못찾아서 헤매고 잘못된 길에서 몸이 푹푹 빠지고 그래서 체력 게이지는 하강하고

멘탈을 챙기고 도착 30분전 부터는 제가 맡아서 길을 뚫어 봅니다.

희미한 흔적의 길을 찾는 데 잘못된 길을 딛을 때는 하반신이 모두 사라지는 기적도 발생하구요. ㅠㅠ 

그렇게 힘겨운 러설 끝에 3시간 30분 산행에 능선에 도착!!!

셋은 누가 먼저랄 거 할 거 없이 다소 고르지 않은 바닥에 자리를 잡기로 의견 일치를 합니다.

내일 일정은 내일 정하기로 하구요.

 

도착하자마자 식당 밎 두사람의 숙소로 이용될 큰 텐트와 작은 텐트를 신속하게 지어 봅니다.

 

오늘의 주류입니다. (소주가 1/3 남고 나머지는 뱃속에 넣을 수 있었네요 ㅎㅎㅎ)

 

아! 아! 아! 대형 참사가 ㅠㅠ 저의 소중한 열일하고 있는 리액터에 김치찌게를 엎어 버립니다. ㅠㅠ 이런 젠장....

 

당황은 잠시!

 

본능적으로 해결책을 만들어 갑니다.

 

빈그릇에

 

물을 넣고 김치찌게가 엎어진 윗부분을 잠기게 둡니다.

 

그리고 10분 정도 후에 이렇게 건져서 김치찌게가 엎어진 윗부분을 뒤집어서 바닥에 적당한 힘을 주어 내려쳐서 이물질을 털어냅니다. 이 과정을 두세번 반복.

 

결과는 요?

작동에 전혀 문제가 없더라구요. ㅋㅋㅋ 대에박~~ 수리해야되는 거 아닌지 살짝 걱정했는 데 말이죠!

단지 윗쪽 매쉬 철망 부분이 약간 찌그러진 거 빼고는 요. ㅠㅠ

(이로써 넌 나와 함께 쭉~ 가는 거야. 다시 살아줘서 고맙다. 고마워)

 

그렇게 밤근무 퇴근 + 힘겨운 러셀 + 알콜 섭취의 삼중주를 연주하여 꿀잠을 기적을 이뤄냅니다.

안그래도 잠은 잘자는 데 말이죠. ㅋㅋㅋㅋㅋ

 

바닥공사는 최저 영하 6도라고 하여 접이식 발포매트 깔고 그 위에 큐물러스 테네카 700 침낭 안에 핫팩 3개 넣고 아주 아주 잘 잤어요.

다음날...

 

간밤에 눈이 살짝 더 내렸네요.





 

상고대 은근 기대했는 데...

 

오전 7시 영하 2.6도네요

 

보시다 시피 약간의 상고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쉬는 의자가 뭍혀서 거의 바닥이 되었네요. ㅋㅋㅋ 

 

간밤에 수고해준 눈삽 땡큐!



 

이쁘다 이뿨!!

 

정상을 가야 하나?

 

근데 문제가 갔다가 오면 4Km 정도인데 러셀이 전혀 안되어 어제의 악몽이 4~5시간동안 또 그 짓을 할 생각을 하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냥 하산을 결정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좋은 결정이었네요. 눈은 어제 충분히 온 몸으로 느꼈으니 아쉽지 않았네요.

 

이렇게 푹~ 빠지는 하산길을 .... 다행이지만, 어제 러셀을 했기 때문에 하산이고 러셀된 곳만 따라서 하산하면 어려움은 없다 생각했습니다. 보통 러셀을 할때 앞사람이 밟았던 곳만 밟아서 러셀을 하는 경우가 있는 데, 저는 길을 만들기 위해 어제부터 오늘까지 축구를 하듯이 앞쪽으로 차면서 러셀을 하여 보다 편한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이쁘죠?

 

느긋한 맘으로 하산을 이어 갑니다. 멋진 풍경은 열심히 담고 또 담아 봅니다.







 

로프도 눈에 파묻히고 ㅠ



 

이렇게 이쁜 길이 만들어졌네요. 하산하면서 올라오는 2분의 등산객에게 러셀해줘서 고맙다고 칭찬에 뿌듯함도 밀려 오구요.





 

날은 좋아져서, 내려올 수록 눈이 녹아서, 습설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아이젠 바닥에 들러 붙어서 스노우볼 현상이 심해진다는 겁니다.

 

샘터에서 잠시 휴식

 

빵도 섭취합니다. 소보로 빵인데 안에 팥이 있네요? 오호~



 

날이 풀려서 눈이 녹아 습설로 바뀌어 아이젠에 눈이 달라붙는 스노우볼 현상이 발생합니다.







 

도착 임박!





 

하산을 마치고, 되돌아 는 길... 하나로마트를 경유하여, 늘 하던 그 행위를 할 수 있었네요. 막걸리 쇼핑! 총 6병, 8.4Kg 추가! ㅋㅋㅋㅋㅋ. 배낭 무게 5Kg 줄면 모하니~~ ㅠㅠ

 

치악휴게소 들려서 커피 한잔!

 

어디 작업하세요? ㅋㅋㅋ



 

그리고 도착한 뒷풀이.

 

13000원짜리 물회가 양도 많고 아주 맛이 예술네요~

 

한분이 소면 안드셔서 제제가 두덩이 섭취! 소주 2병 맥주 1병

 

양이 제 맘에 쏙~ 드는 양입니다.

 

메뉴판은 요러하구요.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는 역시나 막걸리 샷! ㅋㅋㅋㅋㅋ

 

고된 러셀로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참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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