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야생화를 담으러 가는 데 웬 종주 타령이냐구요?
읽어 보시면 진짜 환종주 맞습니다.
원래는 8/11 당일로 다녀올까 했는 데, 일요일이기도 하지만, 휴가 시즌이 겹쳐서 청량리에서 고환으로 바로 가는 열차 시간도 맘에 안들고, 버스편도 맘에 안들고 해서, 8/10 청량리발 강릉행 마지막 열차를 타고 8/11 진행을 하기로 합니다. 이마저도 표가 매진이라, 몇시간을 입석으로 갈 수는 없기에, 머리를 굴려 양평역까지 전철 이동후 양평~고한을 열차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8/10 23:50 양평을 출발하여
8./11 03시경 고한역에 도착합니다. 도착과 동시에 역 간판은 소등 및 영업 종료.
전 어떻할까요? 고한역에서 두문동재까지 약 8Km 넘는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기로 합니다. 잘 하면 일출도 볼 수 있고 그럭 저럭 응?
초반길은 산책길이 잘 꾸며져 있어서 어느정도는 안전하게 이동했으나,
도라지꽃
어느덧 갓길을 통해 이동하게 되고, 쌩쌩 달리는 차량을 잘 염두해 두며 안전하게(?) 이동 중입니다.
해발 1000고지에 두문동 버스 정류장이 있네요.
두문동재삼거리에서 태백산국립공원 방면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근데 그나마 갖춰 있던 가로등도 이 길을 가면 없습니다. 랜턴도 당연히 가로등이 있을 거 같아서 안 챙겨 왔는 데! ㅠ 별수 없이 스맛폰 플래시를 켜고 이동합니다. 중간 중간 잠에서 꺤 동내 견공들이 승질을 내는 통에 속도가 제법 납니다.
520m 남은 꼬불 꼬불 어두운 도로를 스맛폰 플래시 하나에 의지해서 이동합니다. 중간에 고라니로 추정되는 괴 생명체가 풀 숲에서 부시럭~ 어마나!
우여곡절 끝에 두문동재 정상에 도착 임박. 함백산쉼터를 지나는 데, 차량이 두 대가 주차되어 있고 차 옆에 텐트도 한 대 주차되어 있습니다. 잉?
두문동재 정상에 다다르니 아! 큰일 났습니다. 진하게 우린 곰탕은 기본이요. 저 동쪽에서 불어 넘어 오는 칼바람이 체온을 낮추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제 복장은 반팔, 반바지, 샌들. 여분의 자켓이나 그런거 일절 없고, 갈아 입을 반팔티 하나 달랑 있네요. 아직 해가 뜰려면 30~40분 정도 남았는 데 이 일은 우얄꼬!
문 잠긴 금대봉 탐방지원센터에 바짝 붙어서 고민을 합니다. 한쪽방향은 가방으로 막고, 목은 손수건으로 두루고, 노출된 다리와 팔은 가방 방수커버(32L)를 꺼내서 뒤잡아 씌웁니다. 응급 조치를 하니 조금은 살만하지만, 30~40분을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바람이 없는 곳에 가서, 배를 채우기로 합니다. 지나왔던 길 코너를 도니 바람이 좀 덜합니다. 그래서 챙겨온 꿀호떡 반봉지를 폭풍 흡입 후,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배낭과 커버의 여유공간에 두 팔을 밀어 넣으니 들어갑니다. 정 추우면 이런식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다시 돌격합니다.
배를 채우고 나니 야생화도 눈에 슬슬 들어 옵니다.
개구릿대
달맞이꽃
일월비비추
별 수 없네요. 아직 해가 완전히 보이지는 않지만, 그냥 진행하기로 합니다.
함백산까지 5.6Km... 지금 함백산 정상도 얼마나 바람이 불까요?
짚신나물
층층이꽃
노루오줌
참좁쌀풀
참취
참범꼬리
진범
곰취
여기도 곰탕
헐~ 은대봉에 오르니 텐트가 엄청나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긴 국립공원 지역으로 아는 데 말이죠. 이것들을 신고해? 말어?
멸가치
모시대
단풍취
병조희풀
나비나물
슬슬 평상도 나오지만, 쉴 생각은 없습니다.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하니까요.
적조암으로 그냥 하산할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일단 최악은 면한 것 같으니 함백산까지 진행하기로 합니다.
미역취
중함백 지나고
바위채송화
흰물봉선
여기도 곰탕
청여로, 동자꽃
산꿩의다리
배초향
바위떡풀
바위채송화
송이풀
쥐털이슬 - 첨 보네요! 더군다나 눈에 잘 띄지도 않아요.
쥐털이슬 - 매크로 렌즈를 동원해 봅니다. 여유가 생기니 렌즈 교체할 정신도, 삼각대 세울 정신도 확보가 되었습니다.
동자꽃
동자꽃 - 매크로 렌즈로 안을 들여다 보니 웬 벌레들이 은밀하게 작업 중인 게 순간 포착 동자꽃에게 이런 일이!
진범 - 매크로를 들이대 보니 요래 징글한 모습이네요.
개구릿대
각시취
큰산꼬리풀
흰송이풀
각시취
노루오줌
곰탕에 한약재 아니지 나무도 들어가 있네요. 영양을 고려했나 봅니다.
초롱꽃
곰취
다북고추나물
헐~ 둥근이질풀 군락
둥근이질풀 - 살짝 매크로
미역줄나무 -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고 단풍이 졌네요. 제가 이겼음.
물레나물
여기도 온통 꽃밭!
큰뱀무
드디어
함백산 정상을 찍습니다. 이제 즐거운 하산만 남은 건가?
수리취
새며느리밥풀
말나리 - 말나리도 짝이 있는 데! ㅠ
바위채송화
눈빛승마
새며느리밥풀 군락
뚝갈 - 잎을 보니 그러 합니다.
금마타리 - 잎을 보다 보니 그러 합니다.
기린초 - 기린초가 아직도 살아 있다니 ㅠ
솔나물 - 잎이 솔잎처럼 생긴 게 특징이죠.
드디어 함백산 하산을 하고 만항재로 가야 하는 데....
오이풀 - 살짝 매크로
솔나물 - 매크로
이질풀 - 매크로
청여로
큰도둑놈의갈고리 - 매크로, 바람이 찰지게 불어 대는 통에 사진 찍기 참 그렇습니다 ㅠ
큰까치수염 - 매크로
어수리
말나리
모시대
자주솜방망이꽃
털부처꽃
멸가치
꽃길만 걷게 해줄께
온통 꽃 천지
본인 최초로 야생화공원으로 가보려 합니다. 근데 이렇게 되면 만항재를 못가고 하산하는 꼴이 된다는 것을 하산 무렵 알게 되었습니다.
좀깨잎나무
벌개미취
수리취
시원한 족탕은 덤!
이질풀 - 매크로
톱풀
야생화공원의 실체! - 정말 야생화가 많아요 ㅋㅋ
꽃양귀비
각종 야생화 모종들...
비닐하우스는 느낌이 안와서 그냥 패스
저 앞 전시관도 느낌이 안와서 그냥 패스
컴프리
물양지꽃
오! 여기가 고환터미널에서 만항재를 갈 경우 하루 4대 운행하는 만항 버스 종점이군요?
탈 일은 별루 없을 지 싶지만, 일단 시간표 겟! 사실 오늘도 타볼까 했는 데 3시간을 기다려야해서 그냥 걸어 내려가기로 합니다. ㅠ
즐겁게 갓길을 통해 걸어가다 보니 벌집 발견! 헐~
들어가고 싶다! 해가 뜨니 여그도 산만 춥고 시원하지 하산하면 똑같이 덮네요.
별꽃아재비
애기노랑토끼풀
꿩의비름
참나리
남방제비나비 암컷이 참나리에 붙어 있네요
도라지꽃
부추꽃
해바라기
다왔네요. 야생화공원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시원한 게 땡겨서. 냉면 먹으로
기본찬
물냉면
비빔냉면
양이 약소한 관계로 여기도 결국 이지경에 이르렀습니다. ㅠ
아직도 열차 시간 세시간 남았는 데...
1. 고한역 ~ 두문동재 정상 : 8.1Km 도보
2. 두문동재~은대봉~함백산~만항재 : 8.3km 산행
3. 만항재~야생화공원 : 1km 산행
4. 야생화공원~고한역 : 7.6km 도보
총 이동거리 25km
슬리퍼 신고 걷기에는 다소 거리가 좀 되었지만, 야생화 환종주는 무사히 완료 되었습니다.
무박으로 잠 설쳐 가며 막상 꽃 구경할때는 안졸렸는 데, 하산후 고한역에서 후기를 올리려는 데 몇번을 졸았는 지 모르겠네요 ㅠ
평소에 혼자 산행을 위해 여벌 옷이며 비상약품, 비상보온포를 잘 챙기고 다니는 데, 뭔가 일이 생기려면 이런 걸 다 집에 두고 그냥 오게 되네요. 하다못해 랜턴까지...
앞으론 잘 챙겨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혼자 다닐 땐 더더욱 중요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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